11.月火水木金土日
월화수목금토일
월요일은 쉴 새 없이 바쁘게
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
어제 하루 온종일 나를 울리던
너를 잠시 잊은 채
화요일엔 내 방 가득
슬픈 노래로 나의 눈물 달래네
수요일엔 밤새 술에 취해 웃고
떠들다 모두 잊혀진 듯
그냥 그렇게 또 하루 지나가네
목요일엔 거울 앞에 앉아서
애써 웃는 연습했지만
웃고 있는 내 얼굴 너무 낯설어
종일 우울했던 날
금요일엔 긴 머리를
짧게 자르고 우울한 맘 달래네
토요일 밤 아무 약속 없이 거리로 나가
소리 없이 내린 비를 맞으며
또 하루 지나가네
또 그렇게 하루 또 하루 하루 또 하루
소리도 없이 하루 또 하루 흘러가지만
불이 꺼진 방 한 구석
웅크려 앉아 다시 만난 일요일
모르는 척 묻어두려 했던 아픈 이별이
다시 소리 없이 나를 흐르네
그렇게 흘러가네
사라져버린 나의 월화수목금토일
내 생애 가장 슬픈 일주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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